요즘 한석규 배우님이 출연하시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를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드라마가 재미있다 보니 작가는 누굴까 한석규 배우님은 몇 살일까 궁금해지는 점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알아보다가 미처 보지 못했던 한석규 배우님의 출연작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보게 되었는데요. 이 드라마 정말 괜찮아요. OTT 서비스인 왓챠에서만 볼 수 있는데요. 제가 간략한 줄거리와 결말 소개할게요.
2022년 12월 1일에 첫 방영된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강창래 작가의 동명 에세이를 원작으로 하며, "떠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부엌 일기"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원작과 작가
강창래 작가는 오랫동안 출판 편집기획자로 일했으며, 인문학자이자 번역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에세이는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음식을 만들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을 모은 것으로, 2018년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해요. 원작은 재료 소개, 조리 방법, 음식에 대한 단상, 그리고 아내의 시식 기록을 단문으로 담고 있으며,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오히려 더 깊은 슬픔을 자아낸다고 하네요.
드라마 각색
드라마는 원작의 일기 형식을 각색하여 가족 이야기에 깊이를 더했는데요. 주요 캐릭터로는 남편 창욱 역의 한석규, 아내 다정 역의 김서형, 그리고 아들 재호 역 진호은배우가 맡았습니다. 원작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아들을 20대 직장인에서 수시에 합격한 고3 학생으로 변경하여 세대 간 갈등을 추가한것 같아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줄거리 ,음식과 연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에서는 일상적인 한식과 가정식을 주로 다룹니다. 원작에서 60여 가지 조리법을 소개한 것과 달리, 드라마에서는 매 회 두 가지 음식을 에피타이저와 메인 요리처럼 나눠 소개하는데요. 예를 들어, 1화 '잡채의 눈물' 편에서는 콩나물, 시금치 무침과 무염 잡채를, 2화 '공간이동의 기적, 돔베국수' 편에서는 오믈렛과 돔베국수를 소개합니다. 회차별 타이틀과 줄거리는 다음과 같아요.
회차 | 에피소드 | 내용 |
1회 | 잡채의 눈물 | 부부로서의 긴 세월에 서먹해져 버린 창욱과 그의 아내 다정. 어느 날 창욱은 다정의 암 투병 소식을 알고, 병간호를 시작하며 요리에 도전한다. 첫 메뉴 잡채에 열을 올리지만 마음처럼 따라와 주지 않는 맛에 고민하는데. 그때, 특별한 재료가 눈에 띈다. |
2회 | 공간이동의 기적, 돔베국수 | 입맛을 잃었던 다정이 5년 전 제주도 여행에서 먹었던 돔베국수가 먹고 싶다고 한다. 제주도 바다의 눈부신 오후를 재현하기 위해, 창욱은 들어본 적도 없는 국수의 기원부터 쫓기 시작한다. |
3회 | 굴비하세요! | 다정은 아들 재호에게 숨겨온 자신의 병을 고백한다. 한편, 인문학 수강생들에게 굴비를 선물 받은 창욱은 손수 가족들을 위해 보리 굴비를 만들며 외친다. '굴비 하자!' |
4회 | 그리운 설날 떡국 | 시간이 흘러 12월 31일. 출판사 대표인 다정은 오랫동안 비워둔 회사를 방문하기 위해 외출 준비를 한다. 창욱도 동행길에 오른다. 한편 재호는 여자친구 여진의 대학 불합격 소식을 듣고 익숙지 않은 위로로 상처를 주게 된다. |
5회 | 누구나 달달한 위로는 필요해 | 집으로 가던 다정은 문득 수목장 장지로 향한다. 자신도 이렇게 흔적만 남게 되는 걸까? 꼬리를 무는 생각 끝에 친구를 만나 카페에서 초콜릿 무스 케이크를 한 귀퉁이 맛본다. 달달하다. 아직은 달달한 생이 좋다. |
6회 | 띄엄띄엄 탕수육 | 탕수육이 먹고 싶다는 다정을 위해 창욱은 웍을 사고 비법 레시피를 전수 받는다. 이왕 제대로 만들자니 재료, 반죽, 소스 모두 품이 들어 정작 튀기는 날은 차일피일 미뤄진다. 다정은 창욱의 탕수육을 맛볼 수 있을까. |
7회 | 어제는 보지 못한것 | 다정을 위한 과일 주스를 준비하는 창욱. 망고, 토마토, 양배추 가릴 것 없이 정성스럽게 준비하지만, 의사는 갑작스레 다정의 금식을 선언한다. |
8회 | 무항생제 대패삼겹살의 기찬효능 | 시술 후 다정이 방귀를 뀌기만을 기다린 창욱과 재호. 며칠 만에 나온 다정의 방귀에 희망 한 줄기가 보이고, 바싹 구운 대패삼겹살을 먹고 싶다는 다정을 위해 부자는 몰래 옥상 캠핑을 준비한다. |
9회 | 즐거움은 훈련되는것 | 아픈 가족이 있는 사람에게도 살아야 하는 보통의 삶이 있는 법. 병간호의 무게를 나누어지기 위해서 외국에 살던 다정의 여동생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다정은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
10회 | 카르페디엠,해삼탕 | 창욱은 자신의 차를 팔아달라는 다정의 성화에 못 이겨 중고차를 팔러 나선다. 갑자기 해삼탕을 먹고싶다는 다정의 연락을 받은 창욱은 자동차를 딜러에게 맡기고 부랴부랴 마트로 향하는데, 해삼탕 재료를 구하기가 만만치 않다. |
11회 | 당신은 당신이 만드는 주스 | 지난번에 먹지 못한 창욱의 과일주스를 맛본 다정. 몇 번이고 섬유질을 걸러내 물처럼 투명한 주스지만, 행복하기만 하다. 깊은 밤, 마주 누운 창욱과 다정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한 대화를 나눈다. |
12회 | 이러라고 그런거야? | 창욱은 강연을 위해 떠난 제주도 길을 걷고 또 걷는다. 이젠 자신을 위한 밥 한 끼 요리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아내의 레시피대로 김치밥을 만들던 창욱은 생각한다. '이러라고 그런 거야?' |
창욱이 재료를 구하고, 손질하고, "몸에 좋은 맛"을 내기 위해 방법을 찾고 조리하는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다른 요리 드라마와 달리 심심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편안한 감성을 전달하더라고요. 각 에피소드는 35분 정도로,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길이이기도 하고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의 특징
이 작품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주인공이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눈물을 짜내는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요. 대신 가족의 일상과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는데요. 아내를 살리기 위해 음식을 만드는 남편, 남은 삶에 최선을 다하는 아내, 그리고 부모님처럼 연애하는 아들의 모습이 드라마를 채웁니다. 그래서 더 더 더 슬프게 느껴졌어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결말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절제된 방식으로 슬픔을 표현합니다. 아내가 떠난 후 혼자 남겨진 식탁에서 아내가 알려준 레시피로 밥을 지어먹는 모습으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결말이 지어지는데요. 이별이 정해진 내용이기에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슬픈 정서가 강해지지만, 슬픔이라는 감정은 드러내지 않을수록 사무친다는 것을 잘 보여주더라고요.
배우들의 연기
한석규의 연기가 드라마의 큰 매력으로 꼽힙니다. 서툰 모습으로 신중하게 장을 보고, 검색을 하며 아내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음식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극 중 블로그를 작성하며 써 내려가는 글을 특유의 울림 있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내레이션 하는 장면들이 감동을 더합니다. 이 드라마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는 평도 한석규 배우님의 내레이션이 있어서요.
김서형과 진호은을 비롯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력도 뛰어나, 감정 몰입도도 정말 높으며, 자극적인 슬픔을 불러일으키는 장면 없이도 감정을 절제하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 참 잘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감동적인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에요. 슬프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이 드라마는 많은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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